2012년 9월 21일 금요일

애플이 스위스 기차역 시계를 베꼈는데...


애플이 스위스 기차역 시계를 베꼈습니다. 아이패드 시계 앱에 스위스 기차역 시계 디자인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삼성을 상대로 아이폰 디자인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왜 그랬는지... 팩트 위주로 기사를 썼습니다. 애플의 공식 입장은 듣지 못했지만 공정을 기하려고 했습니다. 스위스 기차역 측이 아직도 유효한 디자인 특허를 가지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신문용으로 썼던 원래 기사를 그대로 옮깁니다. [광파리]


왼쪽은 스위스 기차역 시계, 오른쪽은 아이패드 앱 시계. 출처: 기즈모도

삼성을 상대로 디자인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스위스연방철도(SBB) 역사 곳곳에 걸려 있는 시계 디자인을 배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이패드 시계 앱 디자인이 SBB 역사에 걸린 몬데인사의 시계 디자인과 똑같다는 것이다. (사진 링크)

스위스 신문 타게스안자이거는 20일(현지시간) SBB가 애플을 상대로 시계 디자인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단순히 베끼지 말라고 경고하는 선에 머물지 않고 소송을 통해 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시계는 1955년 한스 힐피커란 사람이 시계 제조사 모바타임과 함께 디자인했으며 스위스의 아이콘이 됐다.

애플은 이날 새 모바일 운영체제(OS) iOS6를 런칭했다. 아이패드 OS를 iOS6로 업그레이드 하면 바탕화면에 시계 아이콘이 생기고 이것을 누르면 아이패드가 탁상시계로 바뀐다. 스마트커버를 접어 책상에 세워놓으면 영락없는 탁상시계다. 세계 여러 도시의 시계를 설정해놓고 손가락 터치로 간편하게 현지시간을 확인할 수도 있다.

문제는 시계 디자인이다. 타게스안자이거 보도대로 아이패드 시계 디자인은 SBB 역사 곳곳에 걸린 시계 디자인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닮았다. 두 시계 디자인 모두 5분 단위로 검은색 굵은 막대, 1분 단위로 검은색 가는 막대가 그려져 있고, 빨간색 초침 끝은 둥그렇게 처리돼 있다. 시계에 숫자가 전혀 없는 점도 똑같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서는 ‘배낀 거 맞네’(@Narciman), ‘몬데인 시계 베낀 겁니다’(@10_is), ‘스위스에 있을 때 정말 많이 봤던 시계’(@tkswpdlwk)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나 ‘해당 시계가 출시된지 거의 70년이 됐기 때문에 저작권은 이미 소멸됐을 것’이라며 ‘소송을 거는 저의를 모르겠다’(@ldk5705)는 의견도 나왔다.

물론 SBB/몬데인의 시계 디자인 특허 이미 소멸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을 상대로 디자인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남의 디자인을 그대로 배꼈다면 설사 법적으로 문제 없다 해도 도덕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애플 디자인 총책이 지난해 영국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조나단 아이브 부사장(SVP)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광현]


댓글 3개:

  1. 아직 해외 기사를 봐서는 디자인 특허가 70여년이 지나서 소멸되었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많일 디자인 특허가 소멸되었다면 법적이나 도적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것이 아닐까요.
    조나단 아이브가 iOS 6를 디자인 할 때 다른 기업의 아무런 것도 참조하지 않았다고 선언하지 않았다면 모르지만(이 경우도 영국 기사 작위 수여와 시계 디자인은 논리적으로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만)..
    특허를 등록함으로써 창조자의 독점적 이익을 일정기간(미국의 경우 20년) 보호해 주는 목적은..
    보호 기간 이후 특허의 기술을 공개하여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차별당하지 않게 그 기술의 보편적인 이용을 장려함으로써 산업의 더 나은 발전을 추구하겠다는것이 그 독점적 보호 제도의 취지가 아닐지요..
    최근 이슈가 되었던 비아그라의 특허기간 20년이 지나 한국의 많은 제약회사에서 제너릭 복제약을 자유롭게 만들려고 하는것과도 일맥상통하겠지요.
    그렇다고 전 세계 제약업체를 욕할수는 없는거겠지요.
    물론 그런것을 싫어하는 코카콜라같은 기업은 특허 자체를 등록하지 않고 비밀스러운 노하우로서 영업 비밀로 계속 유지하는수도 있겠지요.

    답글삭제
    답글
    1. 댓글을 세 차례나 쓰셨군요ㅎㅎ. 애쓰셨습니다. 특허기간은 제가 따져보진 않았지만 미국 특허의 경우 2016년 12월까지로 돼 있는 것 같습니다. 본문에 링크 걸어놨습니다. 유럽 등 다른 지역도 비슷할 거라 추정합니다. SBB 대변인 얘기를 들어 보면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애요. 위키피다이를 봐도 몬데인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씌여 있어요. 제가 확신할 수 없어 기사는 그렇게 썼지만요... 댓글의 기본취지에는 동감이에요. 특허기간이 만료되면 다같이 공유하는 게 맞죠. 그리고 특허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지나치게 오래 인정해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 하지만 특허권이 소멸됐다 해도 거의 똑같이 베꼈다면 아이브에 대해 실망이에요. 좀더 나은 형태로 개선했다면 모를까...긴 댓글 고맙습니다.

      삭제
    2. 아직 특허권이 살아있군요..
      몬데인에서는 사용해줘서 즐거웠다니 문제는 쉽게 해결될것 같더군요.

      요즘 Fact가 아닌것들을 쉽게 쓰는 경향들이 있어서 조심해서 댓글을 달려다보니 3번을 지웠습니다 ㅎㅎ.
      많은 사람들이 특허기간이 만료되었더라도..
      어떤 기업은 보호해야하고 어떤 기업은 비난해야한다고 쉽게 말들을 해서 안타깝더군요. 마치 내가하면 로멘스라는 식이지요..

      저는 특허가 생긴 근본 정신은 일정기간 창조자의 독점적 이익을 보존해 주면서 동시에 발명한 기술을 인류가 보편적으로 이용해 같이 발전해 나가자는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요즘같이 빨리 발전하는 세상에서는 20년이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겠지요. 다국적 제약회사에서는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한개를 성공하면 특허를 등록할때부터 각종 임상실험을 거쳐서 제품이 나오는 시점이 10여년 걸린다고 합니다.
      나머지 10년간 이윤을 추구하여 실패한 비용까지 보상해야하니 가격이 비싸지는거지요..
      우리는 신약이 너무 비싸다고 비난하지만 이면에는 꼭 그런것은 아니더군요..
      특허에 관련된 문제들은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기 어렵겠습니다.

      반면에, 카피라이트는 너무 길게 보호해나가는 추세가 걱정입니다.
      수년전, 디즈니에서 로비를 하여 미국에서 보호기간을 연장 하였지요.
      이유는 미키마우스의 보호기간이 끝나는것이 문제였답니다.

      삭제